격리시설에 부는 '한류' 바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자
코리안넷관리자
작성일
2021.10.14

말레이시아는 원칙적으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지만 예외적으로 이민국에서 발행한 사전 입국 승인서를 소지한 사람에게는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백신 2회 접종자는 자가격리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72시간 내 PCR 음성 판정만으로 입국한 경우는 지정된 시설에서 14일~21일 간의 격리를 해야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입국한 기쁨도 잠시 낯선 격리 생활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많다. 시설 격리하는 외국인들은 페이스북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먹은 음식 사진을 공유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격리시설은 현지식, 과일, 음료 등을 준비하지만, 입맛에 맞지 않는 특유의 향과 안남미(쌀 종류)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호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하며 격리 기간을 버티고 있다.

 

2주~3주 동안의 격리는 경비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힘들게 하는 것은 음식이다. 원치 않는 음식을 먹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격리 호텔로 전환한 많은 호텔들은 시설 격리자를 위한 음식 배달, 식음료 서비스를 강화하며 타국에서의 힘든 격리 생활을 달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격리자를 위한 배달 사이트 '베스트 셀러'는 바로 한국 식료품이라는 것이다. 쿠알라룸푸르 내 모든 격리시설에 식료품을 배달하는 공식 업체 에이마트는 한국 식료품을 비롯해 태국, 일본, 호주, 영국 등의 제품을 판매중이다. 에이마트에는 한국 식료품 카테고리가 따로 있고, ‘베스트 셀러’ 항목에서는 국산 라면과 과자를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격리시설에서도 한국 식품 판매 비중이 높고, 격리 중에도 ‘한류’가 세계인에게 소비되면서 기쁨과 위안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격리시설 배달 공식 업체 '에이마트'에는 한국 식료품 카테고리가 따로 있다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홈페이지>

<격리시설 배달 공식 업체 '에이마트'에는 한국 식료품 카테고리가 따로 있다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홈페이지>


<'베스트 셀러'에 오른 한국 과자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홈페이지>

<'베스트 셀러'에 오른 한국 과자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홈페이지>


최근 자가격리자 집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로 유입된 입국자는 내국인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10일 자가격리 허용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9월 21일까지 5,947명이 자가격리를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내국인이 약 66%이며, 외국인은 약 34%로 나타났다. 통계치를 기반으로 입국자 수를 고려했을 때 한국 식료품은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사랑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격리시설에 식료품을 배달하는 현지 업체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페이스북(@amartmalaysia)><수도권 격리시설에 식료품을 배달하는 현지 업체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페이스북(@amartmalaysia)>

<수도권 격리시설에 식료품을 배달하는 현지 업체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페이스북(@amartmalaysia)>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수혜를 받은 업종 중 하나는 배달 시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배달 서비스가 각광을 받자 그랩, 푸드판다 등 배달 어플리케이션은 음식점 배송만이 아니라 식료품·신선식품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근 상점 이용을 꺼리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출이 불가능하고 배달 주문을 할 수밖에 없는 격리 시설도 배달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현지 식료품점과 한인 마트는 격리시설과 연계해 홍보 전단을 배포하고 라면, 과자, 음료 등 상품을 판매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설 격리자는 유통기한이 미표시된 제품이나 질소 또는 진공 포장되지 않은 제품은 주문할 수 없다. 하지만 격리시설에서 허용하는 제품이 꽤 까다로운 탓에 오히려 격리자 사이에서 한국 식료품, 특히 유통기한이 긴 포장식품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자렌지를 쓸 수 있는 시설도 있어 편리하게 식사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한국 냉동이나 즉석식품도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라면류, 스낵 및 과자류만이 아니라 양념류, 즉석식품 등 다양한 포장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마트에서 홍보하는 한국 과자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페이스북(@amartmalaysia)>

<에이마트에서 홍보하는 한국 과자 - 출처: 에이마트 공식 페이스북(@amartmalaysia)>


비대면의 일상화로 배달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격리 조건이 완화될 때가지 배달시장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기대되며, 한류에 힘입어 향후에는 한국 제품군에 대한 수요는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격리시설 배달 서비스는 이제 막 시작 단계로, 아직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확대되지 않았다. 앞으로 한국 유통업체들이 격리시설과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간다면, '한류'는 코로나19로 만들어진 새로운 영역으로 영향력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자료

《Free Malaysia Today》(21. 9. 28.) <Nearly 5,000 online applications for home quarantine>,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nation/2021/09/28/nearly-5000-travellers-apply-online-for-home-quarantine/



홍성아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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