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예술을 시민에게, 아르코 국제현대아트페어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3.15

지난 2월 22일 개막한 제42회 마드리드 국제현대아트페어 아르코(ARCO)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치에 가까운 관람객을 기록하며 26일 폐막했다. 1982년 시작한 국제현대아트페어 아르코는 회화, 조각 등의 전통미술부터 사진, 비디오 아트, 설치 미술 등 현대미술까지 전분야를 아우르는 유럽 최대 규모의 국제아트페어로 스위스 바젤, 독일 쾰른, 미국 시카고, 지난해 완전히 막을 내린 프랑스 파리를 포함한 세계 5대 미술 박람회로 꼽혀 왔다. 스페인과 마드리드주에 중요한 행사인 만큼 개막식에는 국왕 내외가 찾아 격려한다. 2007년에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돼 한국 화랑 14개가 참가해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한국 미술의 잠재력을 알린 바 있다.


< 지난 2월 22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아르코 국제현대아트페어 - 출처: 통신원 촬영 >

< 지난 2월 22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아르코 국제현대아트페어 - 출처: 통신원 촬영 >


올해 아르코에는 36개국의 갤러리가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1개의 스페인 화랑(34%)이 참가했으며 국제 화랑은 66%(140개 갤러리)에 달했다. 국제 화랑 중 21%는 라틴 아메리카, 특히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페루가 차지해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 간의 예술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9만 5천여 명의 관객들이 찾았으며 예상보다 더 많은 수의 작품이 스페인 국내외 많은 수집가들에게 판매됐다. 또 여성 작가들을 위한 15개의 전시관이 마련됐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 (좌) '죽은 피카소' 에우헤니오 메리노 작, (우)'우는 여성은 화난 것이다' 올란 작 - 출처: 통신원 촬영 >

< (좌) '죽은 피카소' 에우헤니오 메리노 작, (우)'우는 여성은 화난 것이다' 올란 작 - 출처: 통신원 촬영 >


토요일 오후 찾은 박람회장은 많은 관람객들도 붐볐다.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에스더 씨는 "7시간을 돌아다녔지만 아직도 다 보지 못했다."고 하며 "입장료 40 유로(약 5만 6,000원)가 저렴한 편을 아니지만 스페인 국내외 유명 화랑의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관람객들이 가장 붐비는 곳은 초현실주의 조각 작품 '죽은 피카소(에우헤니오 메리노 작)'가 전시돼 있는 ADN 갤러리였다.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죽어 있는 피카소를 보며 관객들은 연신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피카소가 사망한 지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곳곳의 전시장에는 피카소나 혹은 그의 작품들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 있다는 것은 지금도 새로운 방식으로 그의 유산을 예술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박람회에 대한 화랑 관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스페인 무르시아의 화랑 '레안드로 나바로'의 이냐고 나바로 씨는 "아직 가장 비싼 작품은 팔리지 않았지만(백만 유로 이상, 약 13억 9,431만 원 이상) 확실히 국제 수집가의 방문이 증가해 판매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미술의 부흥을 위한 박람회인 만큼 작가들의 동기부여와 예술 창작에 대한 지원을 위해 국내외 다양한 민간 기업들이 상과 상금을 수여하는데 올해는 9개 부문에서의 선정이 있었다. 아르코재단은 수집 부문 'A'상을 올해 3명에게 수여했다. 마드리드주는 2004년부터 40세 미만의 예술가들이 제작한 조형 예술 작품을 후원하기 위해 아르코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올해는 사하스차 사우레기의 작품 'Aizkora y Jone(아즈코라 와 존)'가 수상했다. 바르셀로나 출신 작가 에바 파브레가스(Eva Fàbregas)에게는 성장 부문을 수여했다. 두 작품 모두 도스데마요아트센터(CA2M: Centro de Arte Dos de Mayo)에 기증돼 전시될 예정이다. CA2M은 현대미술과 시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2008년 문을 연 미술관으로 현재 소장 중인 1,500여 개의 작품 가운데 300여 개의 작품이 아르코에서 구입한 것이다.

민간기업 후원 이외에도 아르코는 스페인의 문화와 유산을 증진하고 홍보하는 공공기관 AC/E(AcciónCultural Española)와 스페인 국제개발협력청 AECID(Agencia Española de Cooperación Internacional para el Desarrollo)의 제도적 후원을 받는다. 마드리드시의회는 22만 6,000 유로(약 3억 1,511만 원) 상당의 6개 작품을 구입했다. 이는 2022년보다 400% 증가한 규모로 최근 몇 년간 아르코 국제현대아트페어에 가장 많이 투자된 금액이다. 스페인문화부는 40만 유로(약 5억 5,772만 원)를 투자해 기성 및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입했다. 이 작품들도 CA2M에 기증돼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 '탄생' 키키 스미스 작, '음모' 얀 보스 작, '수국' 하우메 플렌사 작 - 출처: 통신원 촬영 >< '탄생' 키키 스미스 작, '음모' 얀 보스 작, '수국' 하우메 플렌사 작 - 출처: 통신원 촬영 >


마드리드 행정부는 올해 아르코 국제현대아트페어 이외에도 현대미술 작품 구매에 50만 유로(약 6억 9,715만 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현대미술을 구하고자 130만 유로(약 18억 1,260만 원)를 투자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 간 비슷한 규모이다. 하지만 9915(현대미술개인수집가협회)의 회장인 하이메 소르도 곤살레스는 "마드리드가 프라도, 레이나 소피아 또는 티센과 같은 세계 주요 박물관 3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스페인이 세계적인 예술 강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세계 미술산업의 0.5%, 유럽 미술산업의 2%에 불과하다."며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제도적 지원을 강구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마드리드에서는 아르코 국제현대아트페어 외에도 Art Madrid(아트마드리드), JUSTMAD(저스트마드) 등 6개의 다른 아트 박람회가 개최돼 현대미술의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이는 소수가 향유하는 예술이 아니라 대중들과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스페인의 노력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Comunidad de Madrid》 (2023. 2. 27). La Comunidad de Madrid invertirá este año medio millón de euros en la compra de obras de arte contemporáneo, https://www.comunidad.madrid/noticias/2023/02/27/comunidad-madrid-invertira-este-ano-medio-millon-euros-compra-obras-arte-contemporaneo

- 《La Información》 (2023. 2. 25). El arte español apenas mueve un 0,5% del capital mundial pese al alza de ferias, https://www.lainformacion.com/economia-negocios-y-finanzas/arte-espanol-feria-arco-crisis-nivel-mundial/2881948/






정누리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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