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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 어려운 한인들과 함께한 네덜란드 한인회 한경희 전 회장
출처
YTN
작성일
2021.10.12

민준기 / 암스테르담 거주 지역, 학생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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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이어 2년 만에 지역별 대표팀이 모인 한인 축구대회가 열렸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오랜만에 여럿이 모인 행사에 선수들도 관중들도 즐거운 모습입니다.

[민준기 / 암스테르담 거주 지역, 학생 :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다들 갇혀서 일만 하고 공부만 한다고 수고했는데 간만에 한인회에서 축구대회 주최해주셔서 저희는 정말 적극적이고 기쁜 마음으로 뛰고 있습니다.]

지역 한인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생긴 이 대회는 지난 한인회 회장이었던 한경희 씨가 2년 전 처음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경희 / 네덜란드 한인회 전 회장 : 저희 네덜란드에는 모든 분이 기억하다시피 박지성, 이영표 선수가 에인트호번에서 뛴 경험이 있습니다. 한인 교민들도 축구를 매우 좋아하고 있고요. 또 그런 취지에서 세대와 지역을 함께 연결하는 축구를 통해서 저희 네덜란드 한인 사회가 함께 모이는 그런 자리를 마련하고자 축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21년 전, 100일 된 아이를 한국에 두고 혼자 네덜란드에 와 한국 전자기기의 AS 사업을 시작한 한경희 씨.
사업 환경은 물론 문화도 낯선 데다 재원도 부족해, 가족들이 모두 네덜란드에 와 자리 잡기까지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박옥선 / 아내 : 그때는 진짜 새벽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올 정도로 되게 바쁠 때였어요. 의사 선생님이 '나는 네 남편이 아주 강도가 높은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그렇게 어려운 시간을 보내 지금은 20여 명의 직원을 둔 성공한 한상이 됐습니다.
한인 사회 네트워크가 활발하지 않던 정착 초기에 겪었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한인 사회를 위한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2007년부터 네덜란드 한인회에서 활동하다 2019년부터는 2년 동안 한인회 회장을 맡았는데요.
회장 시절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가 있었습니다.

[한경희 / 네덜란드 한인회 전 회장 : 하나는 지역을 연결하자, 그래서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에인트호번을 연결해서 각 지역의 지부, 지부장을 세우자는 게 있었고요. 또 하나는 세대를 연결하자고 해서 10대부터 80대까지 다 함께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한인사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위기를 맞아 야심 차게 준비했던 행사들은 모두 취소되고 말았지만, 힘들 때일수록 한인들과 더 소통하고자 했습니다.

한인 취약계층과 유학생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건데요.

[한경희 / 네덜란드 한인회 전 회장·지난해 4월 : 한인회가 여기 교민들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했을 때 구호물품을 준비하고 또 마스크를 구입해서 전달해주는 그런 것들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한윤아 / 네덜란드 유학생 : 구하기도 힘든 물품을 정성스럽게 포장해 주셔서 이 마음 기억하고 감사하게 잘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희 씨가 사는 에인트호번 지역에는 한글학교가 없어 자녀들을 차로 2시간 거리의 한글 학교까지 보내곤 했는데요.
그래서 이 지역에 2019년 한글학교가 생기는 것을 누구보다 반가워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이은숙 / 에인트호번 한글학교 전 교장 : (한경희 전 회장이) 에인트호번 한인회 지부를 통해서 바자회, 기금마련 바자회를 해주셨어요. 저한테는 그게 금액을 불문하고 우리 학교로서는 큰 도움이 되었죠.]

[한경희 / 네덜란드 한인회 전 회장 : 아이들이 한글을 배움으로써 우리나라의 문화나 역사도 알게 되고 자긍심이 높아져서 그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정말 세계 속의 한인으로 잘 자랄 수 있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유학생부터 현지에서 나고 자란 차세대 아이들까지, 네덜란드 모든 한인을 위해 봉사하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경희 씨.

2년의 임기를 마치고 회장직에서는 내려왔지만 한인 사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그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한경희 / 네덜란드 한인회 전 회장 : 코로나 때문에 행사를 못 한 부분도 있지만 주어진 안에서 최선을 다했고요. 교민으로서, 구성원으로서 한인사회에 적극 참여하는 것, 그리고 차기 회장단이 한인사회를 잘 이끌어가실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는 것 또한 큰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희 씨의 바람처럼 함께 참여하고 교류하며 각 지역이 하나로 연결된 네덜란드 한인 사회, 세대가 소통하는 한인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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